이효석1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전문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전문 여름 장이란 애시당초에 글러서,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.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, 팔리지 못한 나뭇군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윳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. 춥춥스럽게 날아드는 파리떼도 장난군 각다귀들도 귀치않다. 얽둑배기요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생원은 기어코 동업의 조선달에게 낚아보았다. "그만 거둘까?" "잘 생각했네.봉평장에서 한번이나 흐뭇하게 사본 일 있을까.내일 대화장에서나 한몫 벌어야겠네. " "오늘밤은 밤을 새서 걸어야 될걸?" "달이 뜨렷다?" 절렁절렁 소리를 내며 조선달이 그날 산 돈을 따지는 것을 보.. 2020. 3. 3. 이전 1 다음